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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제2 연평해전 전쟁기념관 방문 (윤대통령 봤어요)

유튜브를 보다 추천 동영상에 영화 <연평해전>이 떴다. 짧은 길이의 영상이었지만 큰 울림을 주었고, 즉시 영화 전체를 다운로드하여 다 보았다. 

 

2002년 6월 29일 그날 

나는 그때 어린 학생이었다. 월드컵으로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갔을 때 나 역시 우리팀의 활약에 기뻤지만 그보다 입시가 우선이었다. 친구들이 거리응원에 열정적이었을 때도 나는 공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흥분과 설렘을 애써 외면하고 집에 틀어박혀 공부에 매진했다. 

 

그런데 어느날 뉴스에 아주 짤막하게 <서해교전>이 일어났다 했다는 문구를 보았다. 교전이란 말의 어감이 그렇듯 서로 몸싸움 같은 작은 다툼이겠거니 하고 넘겼다. 월드컵이라는 큰 행사에 역시 북한은 물을 끼얹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밤이 되었을 때 사망자와 부상자가 있다는 뉴스를 접했다. 

 

엥? 사람이 다치고 죽었다고? 어렸지만 내 생각에도 이건 엄청난 일이 일어난 것 같았다. 인터넷에 접속해 관련 뉴스들을 읽어 보았는데 그저 사람이 죽었고 다쳤다는 이야기 이외에는 자세한 이야기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북한 측 저격수가 우리 군인들을 쏘았다는 사실도 또 무리하게 포를 실어 탄을 집중 투하했다는 사실을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 또 발이 잘린 사람, 손가락이 날아간 군인이 있다는 것 역시 몰랐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른 채 20년의 세월이 지났다. 그 동안 천안함 사건, 목함지뢰 사건 등 북한의 도발을 계속되었다. 눈살이 찌푸려졌고 군인들과 그 유가족들이 안타까웠다. 

 

영화의 여운은 계속되었다. 그래서 영화 속 사람들에 관한 기사와 위키백과를 다 뒤져보았다. 놀라웠다. 이런 일이 있었구나... 난 왜 그때 더 알아보려 하지 않았을까? 죄책감이 들었다. NLL을 사수하려 온 몸을 바쳐 죽었는데 이런 취급을 받는다는 것이 서글펐다. 그래서 <전쟁기념관>에 방문했다. 그곳에 가면 당시 상황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고 추모 공간도 잘 되어 있을 것 같았다. 

 

 

이날은 날이 밝았다. 조금 덥긴 했지만 참을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웬일인지 많은 사람들이 밖에서 확성기를 틀어놓고 시위를 하고 있었다. 너무 시끄러워 얼른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누가봐도 국정원 요원 같은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이 아닌가? 

태어나서 그렇게 키가 크면서 몸이 딴딴한? 격투기 선수 같은 사람들은 처음 보았다. 

 

순간 대통령이 왔나? 싶어서 뉴스를 검색해 보았다. 하지만 기사는 없었다. 그리고 핸드폰이 정상 작동되었다. 예전에 어느 기사에선가 대통령이 오면 그 주위는 통신이 잘 안 된다는 걸 본 적이 있었다. 그래서 아 그냥 어느 정부 인사가 왔나 보네 하고 지나쳤다. 그런데 느낌이란 게 있지 않은가. 경호원들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다시 유심히 관찰하니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님이 계셨다. 

 

 

멀리서 찍어보았다. 이건 3층에서 찍은 건데 경호원이 2층에서 더 잘보이니 거기 가서 보라고 했다. 경호상의 문제 때문에 그런 것 같았다.  대통령까지 보니 정말 신기했다. 

 

하지만 내가 여기 온 목적은 <연평해전> 때문이니 주위를 다니며 찾아보았다. 하지만 그런 공간은 없었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평택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1층 로비에 덩그러니 있는 제2연평해전 추모공간. 이게 전부였다. 

추모의 글을 쓰고 밖으로 나갔다. 

 

 

참수리 357 복제선이 여기에 있단 걸 한상국 상사의 부인 김한나 씨 책에서 읽었다. 이 배를 여기에 두기까지 얼마나 많은 수고가 있었는지 책을 읽으며 많이 울었다. 

 

 

배는 좁았다. 계단도 인체공학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전쟁만을 목적으로 만들어졌기에 움직이기 정말 불편했다. 계속 넘어질 뻔했는데 넘어지면 뼈가 바로 부러질 것만 같았다.

 

 

전사장소마다 표지판이 있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그리고 감사했다. 

 

 

6.25 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들의 이름이 적힌 공간에서 이 꽃을 발견했다. 한국에 자주 올 수 없기에 그리고 너무 젊은 나이에 전사했기에 이 꽃을 급하게 잘라 붙여 놓고 가신 것 같았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비해 전쟁기념관은 시설이 정말 열악했다. 물론 예산 같은 현실적 문제가 있기에 그렇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설물 관리가 잘 안되고 있었다. 이곳을 조금 더 멋진 공간으로 만들면 나이 많은 분들 뿐 아니라 젊은 사람들도 방문하지 않을까? 생각만 많아지는 하루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잘 다녀왔다고 생각한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아직 영화를 못 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꼭 한 번 보시길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