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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설국열차 해석 - 봉테일의 인류 마지막 이야기

 

설국열차는 봉준호 감독의 2013년 작으로, 크리스 에반스, 에드 해리스, 존 허트, 틸다 스윈튼, 제이미 벨 등 해외 유명 배우들이 출연해 더욱 화제를 모았습니다. 또한 영화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한국어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감탄이 나올 정도의 섬세함 때문에 디테일에서 따온 '봉테일'이란 별명을 가진 봉준호 감독이 이번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지금부터 하나씩 풀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줄거리 

 

기상이변 현상으로 세계는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오직 열차 안 사람들만 생존해 살아가지만, 그 삶은 평등하지 않습니다. 꼬리 칸 사람들은 빈민에 가까운 비참한 삶을 살고, 앞쪽 칸 사람들은 풍족하고 향락에 젖은 삶을 영위합니다. 

기차가 달린 지 17년째 되는 해, 꼬리 칸의 커티스는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해 온 혁명을 감행합니다. 기차를 달리게 하는 엔진을 장악해 기차의 절대 권력자 윌포드를 죽이고 사람들을 해방시킬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상황들... 커티스는 혁명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여담※ 설국열차 팀은 체코 세트장에서 무탈한 촬영을 위해, 고사를 지냈다고 합니다. 놀랄 스텝들을 위해 돼지머리는 아이패드로 대체했습니다. 호기심 있게 쳐다보는 배우들의 표정이 재미있습니다. 

 

열차의 방향

 

열차 내에서는 움직임은 뒤에서 앞, 앞에서 뒤로만 이동 가능합니다. 봉준호 감독은 이런 움직임으로 계급을 표현했습니다. 꼬리 칸 사람들은 살기 위해 앞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고, 앞쪽 칸 사람들은 이들을 막기 위해 뒤 칸으로 향합니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충돌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이 서로 피 터지게 싸우지만, 역설적이게도 열차는 궤도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열차가 궤도를 벗어나지 않는 이상, 이들의 싸움은 멈출 수 없습니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삶은 열차 안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혁명을 일으킨 커티스도 결국에는 윌포드와 같은 권력자가 되어, 최종적으로 열차 안 혁명은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단백질 블록 

 

양갱과 비슷한 모습을 한 단백질 블록이 한국 관객에게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꼬리 칸 사람들이 없어서 못 먹던 단백질 블록은 사실 바퀴벌레로 만든 것이었습니다. 이를 본 커티스는 분노로 큰 충격을 받습니다. 쓸모없는 바퀴벌레로 만든 쓰레기 음식을 주며 앞쪽 칸 사람들은 윌포드의 자비를 운운해왔으니깐요. (여담이지만 제이미 벨은 특히나 그 단백질 블록을 못 먹어, 애를 먹었다고 하는데요. 한국에 실제 비슷한 음식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경악했다고 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 단백질 블록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정크푸드'를 뜻합니다. 앞쪽 칸 사람들이 토마토, 초밥, 계란같이 신선한 음식을 먹는 것에 비해, 꼬리 칸 사람들은 바퀴벌레로 만든 쓰레기를 '단백질 블록'이라는 이름으로 먹고 있습니다. 이렇듯 봉 감독은 알 수 없는 과정을 거쳐 우리 식탁에 오르는 대량생산 음식을 비판합니다. 

 

남궁민수 

 

남궁민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사람입니다. 모두가 열차에서 앞쪽 칸으로 가기 위해 투쟁하고 있을 때, 남궁민수는 열차 밖을 주목합니다. 그는 아무리 여기에서 투쟁해도 열차는 궤도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사람들이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아 문이 문이라는 것조차 잊어버렸을 때, 그는 이를 일깨워 줍니다. 그는 근본적으로 정말 새로운 세계를 원했습니다. 결국 그의 이런 행동이 열차를 멈추게 하고, 새로운 세계로 요나가 한 발자국 나가게 합니다. 

 

세뇌 

 

열차 안 세상이 질서 있게 잘 유지되기 위해서는 '세뇌'가 필요합니다. 이에 필요한 지식과 신념들을 어릴 때부터 미리 '교육'이라는 미명하게 세뇌시킵니다. 어린이들은 한 번도 꼬리 칸 사람들을 본 적도 없으면서, 이들을 게으르고, 우스꽝스러운 사람들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세뇌의 강도가 얼마나 강한지, 거의 종교에 가깝다는 생각까지 들게 합니다. 이들이 어릴 때부터 세뇌당한 신념들은 열차 안의 계층을 더욱 공고히 합니다. 

 

혁명 그 후 

 

남궁민수가 문을 폭파시키고, 마침내 요나는 밖으로 나와 북극곰을 발견합니다. 먹이사슬의 최상단에 위치한 포식자 북극곰이 살아있다는 것은 하부의 먹이사슬이 원활하게 돌아간다는 방증입니다. 

그들이 그토록 겁내고 두려워했던, 열차 밖 세상은 실은 빙하기가 끝나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봉 감독은 혁명 후 세상에 대해 어린이들을 등장시켜, 새로운 희망을 그려내고자 했습니다. 혁명 그 후, 요나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지금까지 설국열차를 몇 개의 키워드로 해석해 보았습니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서 더욱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봉감독의 기생충 리뷰가 궁금하시다면? 

2020/02/11 - [리뷰] - [영화 리뷰] 기생충 - 참으로 시의적절한 아카데미 4관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