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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영화 리뷰] 기생충 - 참으로 시의적절한 아카데미 4관왕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달성했습니다. 아카데미는 유색인종 특히 동양인에게 박하다는 평을 들어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상이 더욱 값지게 느껴지는데요. 영화의 심장부 할리우드에서 울려 퍼지는 봉준호 감독의 한국어 소감이 더욱 자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기생충에는 한국인들만 이해할 수 있는 음식, 주거형태, 용어, 문화 등이 많이 나와 과연 외국인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반응을 보니 제 생각이 기우였던 것 같습니다. 해외에선 기정이의 '제시카 징글송'이 화제를 모으며 유행이 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저는 기생충을 관람한 후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삶이 너무나도 무기력해지는 감정의 폭력에 영화를 본 그날은 하루 종일 누워있기만 했습니다. 

일부러 더 재미있게 보려고 그 어떤 줄거리도 읽지 않고 갔기 때문에 충격이 더욱 컸던 것 같습니다. '기생충'이라는 영화 제목 때문에 '괴물' 같은 영화라고만 추측만 가지고 영화를 본 것이지요. 이런 불합리한 계층의 사회적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계층 문제를 아주 은유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기생충을 대사와 함께 리뷰해보겠습니다. 

 

억수같이 비가 내린 다음 날 은교의 대사 

 

억수같이 내리는 비에 기우네 반지하 집은 물에 잠깁니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릅니다. 그 속성 때문에 위에 있는 다송이네 집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지만, 기우네 물에 잠기고 맙니다. 다송이네 마당에 설치한 장난감 인디언 텐트가 물 한 방울 새지 않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더 나아가 연교는 오히려 미세먼지가 없어졌다며 좋아합니다. 

비는 다송이네 가족에겐 미세먼지를 없애주지만, 기우네 가족에겐 터전을 앗아가버립니다. 

 체육관에서 기택이 아들 기우에게 한 대사 

기우네 가족은 원래 중산층이었습니다. 충숙은 국가대표 선수였고, 기정은 미술을 전공했습니다. 기택 역시 '대만 카스테라' 체인점을 낼 수 있을 정도의 사업 자금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느닷없이 찾아오는 '비'처럼 '대만 카스테라 식용유' 사건이 터집니다. 거대한 언론은 식용유를 사용한 대만 카스테라를 악으로 규정합니다. 후에 이것이 잘못되었다고 시정 방송이 나오지만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무너지고 난 후였습니다. 

 

엄청난 사건을 겪은 기택은  어떤 삶의 희망을 품을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힘들게 마련한 가게가 거짓된 정보로 한순간 눈앞에서 무너지는 경험을 했기 때문입니다. 내가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삶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없다면 사람은 무기력해집니다. 어떤 계획을 세웠더라도 그것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기택이 자신의 삶을 말한 것으로 이 영화의 주제를 관통합니다. 

 충숙의 대사 

부자=선, 가난=악, 이 공식이 지금처럼 통용되는 때가 있었을까요?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의 수저 색깔론은 태생적으로 타고난 부자는 절대 이길 수 없다는 자조 섞인 시선이 깔려있습니다. 

경제적인 풍요로움이 이제는 사람의 인성까지 결정하는 시대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기생충이 이렇게까지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랑 받는 이유는 분명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영화란 장치를 통해 신랄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봉준호 감독이 이 영화에서 우리에게 던진 질문.

이에 대한 우리의 답은 무엇인가요?

2019년에 개봉한 기생충, 저는 이 영화가 참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